붉은신 오승민 그림책 꼬리끝과 하얀배와 할아비 쥐

오승민 작가는 어느 날 약봉지를 뜯다가 굴러 떨어진 파란 알약을 보며 도망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여서,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매일 약을 먹고 있지만, 이 약이 어디에서 시작해서 우리가 먹을 수 있기까지 누구의 대가가 숨어있을까요?

붉은신표지

붉은신, 꼬리끝의 여행, 하얀배, 할아비 쥐의 노래

할아비 쥐는 매일 노래했다. 하얀 배에 대한 노래였는데, 거기에는 생명을 살리는 붉은 신이 있다는 노래였다. 매일 할아비 쥐의 노래를 듣던 꼬리끝은 자신의 삶을 위해 하얀배를 찾고 생명을 준다는 붉은신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결심하였다.


꼬리끝의 여행

꼬리끝은 하루가 다르게 더 심해지면서 아팠다. 살아있는 꼬리끝에게 유독 파리들이 들러붙었다. 그 때마다 꼬리끝은 외쳤다. “난 아직 살아 있다고!”
어느 날 우리 마을에 나타난 눈이 먼 하얀 쥐, 할아비 쥐가 매일 부르던 노래 속의 붉은신을 꼭 만나야 했다. 할아비 쥐에서는 독특한 냄새가 나서 다들 기분 나쁘다며 싫어했지만, 꼬리끝은 싫지 않았다. 꼬리끝은 마침내 하얀 배를 찾았고, 그 배에 들어갈 구멍도 찾아냈다.


하얀배

꼬리끝은 하얀배에 들어왔는데, 이곳에서 드르르르,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큰 상자를 밀고 가는 ‘두 발’을 보았다. ‘두 발’은 모든 숲속 동물들에게 가장 무서운 동물이다. 꼬리끝은 문틈의 불빛을 따라 한 방에 들어갔고, 거기에서 토끼들을 만나 물어보았다. “토끼야, 붉은신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해?” 토끼는 붉은신이 약 이름이냐며 되물었고, 계속해서 울고 있었다. 꼬리끝은 낡고 녹슨 파이프를 타고 이어진 방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만난 이상하게 모양이 변한 개구리에게 붉은신을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알지 못했다. 꼬리끝은 계속 걷다가 걷다가 할아비 쥐에서 나던 익숙한 냄새가 나는 곳을 가보았다. 죽음을 기다리는 비쩍 마른 개를 만났다. 개는 붉은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만났던 개구리, 토끼, 개 뿐만이 아니라 방마다 아파서 꼼짝도 할 수 없는 동물들이 가득했다.

꼬리끝은 마음이 흔들리고, 영원히 길을 헤매는 느낌을 받았고, 배가 고팠고, 지쳐서 쓰러졌다.

꼬리끝은 꿈속에서 만난 할아비 쥐는 일어나서 붉은신을 만나라고 말했다. 꼬리끝이 눈을 떴을 때, 눈부신 크고 붉은 해가 꼬리끝의 몸을 비추어 붉은 빛이 천천히 스며들었고, 차가웠던 꼬리끝의 몸이 따뜻해지면서 기운도 났다. 꼬리끝은 붉은신을 찾았음을 직감하고 가까이 가기로 했다.

꼬리끝이 빠져나가는 길에 만난 상자 속에 갇혀 살고 있는 흰 쥐들에게 붉은신을 만나러 가자고 했지만, 그들은 자신이 선택 받았으며, 그들의 목숨 값인 이 사료를 단 한 알도, 단 한 알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한목소리로 외칠 뿐이었다. 쥐들의 소리에 두 발이 꼬리끝을 잡으려 했고, 꼬리끝은 도망치다가 어딘가로 떨어지며 정신을 잃었다.


할아비 쥐의 노래와 붉은 신

꼬리끝이 눈을 떴을 때, 흥얼흥얼 노랫소리가 들렸다. 처음 하얀배에 들어왔을 때 보았던 그 상자에서 나던 소리였다. 그 노래를 부르고 있던 것은 오랑우탄이었다.

붉은 신에게로 가는 길찾기

실패한 동물들은 여기 있어야 한다며 오랑우탄이 말했다. 오랑우탄의 엄마, 아빠, 형제들 모두 저 철창 속에서 죽어갔고, 그도 곧 죽을 것이라고.
꼬리끝은 할아비 쥐도 길을 찾아 나갔다며, 우리도 나가는 길을 찾자고 제안했고, 풀꽃들이 피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풀꽃들의 씨가 어딘가를 통해 이곳으로 들어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것이다. 길은 있다. 오랑우탄이 철창을 쌓아 올려 밖으로 나갈 길을 만들었고, 서로 이름을 물어보았다. 꼬리끝은 가장 약한 쥐에게 붙이는 이름이지만 시작이 없으면 끝도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고 오랑우탄은 두 발이 붙여준 이름 559라고 대답하면서 엄마가 붙여준 이름은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599는 흥얼흥얼 할아비 쥐가 부르던 그 노래를 불렀다.


드디어 붉은 신을 만나다

드디어 하얀배 밖으로 나왔을 때 오랑우탄은 자신의 이름이 긴팔임을 기억했다. 붉은신이 꼬리끝과 긴팔에게 빛을 떨구었다.

“꼬리끝, 저 밑에 친구들이 아직 있어.”(도서 붉은신 인용내용)

붉은 신은 공평하게 모든 곳을 비추고 있었고 생명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작가 오승민의 붉은신 작업일지

오승민 작가는 약봉지를 뜯다가 튕겨져 바닥을 굴러가는 파란 알약을 보고 꼬리끝이라는 파란 쥐 캐릭터를 창조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아플 때마다 도와주는 약은 누구의 목숨 값이 더해져서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며 살게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한다.

‘두 발’인 우리들이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 이것이 잘 사는 방법인지 의문이 들었다. 작가는 이 지구 상의 모든 생명에게 따스한 빛을 골고루 비추는 붉은 해를 바라보면서.

붉은신 작가의 작업일지 통합본(유튜브링크)

책 붉은신을 읽은 나의 감상문

나와 같은 생명을 가진 여러 동물들의 목숨은 오늘의 나를 살게 해주었습니다. 오늘도 나는 편도선이 붓고 코가 살짝 막히고 간간히 콧물도 나오고 있었는데, 변함없이 병원을 가서 진료 받고 약을 처방 받아 먹고 있습니다. 너무 익숙하고 편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삶입니다. 어떤 병에는 약이 없다고 하면, 빨리 누가 실험해서 그 약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 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면서.

우리가 먹는 모든 약은 여러 실험을 거쳐 안전성이 확실하게 검증이 되면 판매할 수 있는 약이 되어 접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약 뿐만이 아니라, 온갖 화장품들, 염료, 털, 가죽, 아름다운 옷들 등 셀 수 없이 많은 제품들이 우리도 모르게 우리와 같은 생명을 지닌 존재로부터 빼앗거나, 그들의 희생에 의해 우리의 손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우리는 어느새 점점 망각을 합니다. 간혹 보여주는 TV 다큐멘터리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보고 잠시 ‘이러면 안되겠구나!’하는 마음이 들다가 살다 보면 시들시들해지고 전과 같은 방법으로 살아갑니다.

무수히 많은 동물 실험들은 우리 ‘두 발’들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감사한 마음은 잃지 않고 살아가야 된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 다짐이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과학이 발전하여 차라리 동물 실험이 필요 없게 되길 비는 마음도 또한 생깁니다.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