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큰일 났다”는 너구리가 고소한 개암 열매를 먹다가 하나를 놓쳐 땅의 작고 깊은 구멍으로 굴러가 버려 찾을 수 없게 되자 그 구멍 근처에서 발을 세게 구르고 온갖 욕을 한 행동으로 인해 일이 돌고 돌아 일어납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추천합니다.
큰일 났다는 그 사건의 발단
너구리는 친구 까마귀가 가져다 준 소고한 개암 열매를 다람쥐 앞에서 하나씩 음미하며 먹었습니다. 너구리 옆에서 그 모습을 보던 다람쥐가 하나만 달라고 했지만, 너구리는 다람쥐의 부탁을 본체만체하며 맛나게 먹었지요. 마지막 남은 개암 하나를 위로 획 던지고 입을 벌렸지만, 그 개암은 너구리의 입이 아닌 머리로 떨어져 바닥에 툭 떨어져 데구루루루 굴러가다가 땅의 구멍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너구리는 그 개암을 줍고 싶었지만, 구멍은 너무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손을 넣어도 너무 깊었어요. 화가 난 너구리는 그 구멍 근처의 땅을 두발로 쿵쿵 구르며 욕도 하고 화도 내고 얼굴이 벌게져서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큰일 났다 : 사건의 근원을 찾아.
까마귀는 오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너구리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웬 놈이 호랭이 배를 콱 밟고 가더라는 거에요. 너무 아픈 호랭이는 울고불고 난리였고, 호랭이는 자신을 밟은 범인을 잡아 추궁했대요.
헤헤, 큰일 났다, 겁쟁이 노루.
노루가 벌벌 떨면서 호랭이에게 말했어요. 구렁이가 막 쫓아와서 너무 놀라 펄쩍 뛰다 그렇게 되었다고요.
아이고, 큰일 났다, 구렁이.
구렁이는 호랭이에게 말했어요. 갑자기 멧돼지 떼가 마구 달려와서 밟혀 죽을까봐 두려워 급하게 도망치다가 그렇게 되었다고요.
히히, 큰일 났다, 멧돼지.
멧돼지들도 이유가 있었어요. 땅에서 칡뿌리를 캐는 중에, 땅 밑에서 시커먼 것이 불쑥 튀어나와 놀라서 도망치다가 그렇게 되었대요.
진짜 큰일 났다, 두더지!
두더지가 말하길, 새로 지은 굴속에서 낮잠을 자는데, 개암이 굴러왔고, 입에 덥썩 물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욕 소리가 나면서 땅이 울리더니 집이 무너져 내려 그 바람에 개암은 목에 턱 걸리고,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땅을 마구 파다가 그렇게 되었어요.
너구리는 말이 없어지고.
갑자기 너구리가 말이 없어졌어요. 온몸의 털이 곤두섰지요.
남의 속도 모르는 까마귀는 호랭이가 개암 혼자 먹다가 흘리고는 욕한 놈을 찾아 다닌다며, 오다가 봤는데, 다람쥐가 호랭이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어요.
큰일 났다. 진짜 큰일 난 것은 바로 너구리!
까마귀는 날아가 버렸고요, 호랭이에게 딱 잡힌 너구리!! 진짜로 큰일 났네요.
원인에 대한 결과란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너구리의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설마 자신의 행동이 이런 엄청난 파장을 계속적으로 만들어 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요. 우리 모두는 너구리처럼 자신의 어떤 행동이 계속해서 어떤 파장과 과정을 만들어내는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일어난 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연쇄적으로 일어났다가 마침내 사그라지는 세상의 이치와도 닮아 있습니다.
너구리의 행동이 원인이 되어 시작된 파장은 소동에 소동을 계속 만들어냈지만, 드디어 호랭이가 너구리를 찾아내면서 그 끝으로 갔습니다. 너구리는 호랭이에게 혼나면서 그 원인에 대한 결과에 책임을 지겠지요?
작가 글 김기정, 그림 전민걸
두 분의 작품인 전격 연못 로드 모험 “폴짝이“도 추천해요!
❗궁금해서 찾아본 것
개암이 무엇인가요? 바로 헤이즐넛 이래요.